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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영이 달린다.]/[의회] 일하는 성북구의원

성북구의회 회의규칙 개정안 반대토론, 등록제에서 교황제로 바꾸는 거꾸로 가는 성북구의회

성북구의회 회의규칙 개정안이 오늘 본회의에서 통과되었습니다.(찬성 12명, 반대 6명, 기권 2명)

많은 기초의회가 교황선출방식의 의장선거의 폐단을 막아보고자 등록제로 바꾸는 마당에, 성북구의회는 지난 6대 의회 개혁특별위원회의 노력을 뒤로 하고, 다시 등록제에서 교황제로 바꾸는 논의를 진행한 것입니다.

반대가 6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현실이 참 슬프고 안타깝습니다. 모두가 스스로가 속한 정당안에서 선출한 후보를 제끼고 출마를 하고 싶은 걸까요.........

저와 김일영 의원의 반대토론, 대표발의자인 김원중 의원의 찬성토론이 있었지만, 교황제의 진정한 취지대로 선거를 진행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찬성이유는, 그렇지 못한 현재의 기초의회의 안타까운 현실을 모른척 하는 것과 다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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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토론 전문>


존경하는 정형진 의장님과 선배동료의원 여러분.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릉 234동 지역구의원 목소영입니다.


저는 의장선거를 교황제에서 등록제로 바꾸는 내용이 골자인 <성북구의회 회의규칙>에 대한 반대토론을 하고자 합니다. 지난 운영위원회에서 찬성 5명, 반대 2명으로 통과되었지만, 오늘 본회의에서 의원님여러분들의 보다 심도 깊은 논의를 부탁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의원님 여러분,

의원님들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전국의 기초의회들은 2년에 한번씩 의장선거를 치르며 홍역을 앓습니다. 온갖 부정선거와 약속을 지키지 않아 불거진 갈등들은 수많은 언론에 도배되며 지방의회 무용론으로 이어지기 일쑤입니다. 우리 성북구의회도 예외는 아닙니다. 저는 아직 경험이 짧아 6대, 7대 의회밖에 겪어보지 못했지만, 지난 6대때 교황제로 의장선거를 치루며 느꼈던 자괴감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반대토론을 준비하며, 2012년 당시 제 페이스북을 찾아봤습니다.

제 페이스북에 의장선거 과정이 이렇게 기록이 되어 있었습니다.


“뒷거래는 계속되었습니다.

결국 상임위원장은 뽑지 못한 채 끝이 났습니다.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꼼수와 거래가 난무한 성북구의회가 부끄럽습니다. 이것이 정치라고, 그 속에서 살아남아야 힘을 갖고 제대로 할 수 있다고도 말합니다. 하지만 그런 정치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양심없는 정치는 국민들에게 악입니다.”


2012년, 9월 중순이 되어서야 끝났던 의장선거 후 감정은, 지금 이 자리에 올라와 반대토론을 하는 이 간절한 마음 그대로입니다. 정말 그랬습니다. 교황제로 치러지던 의장선거 과정은, 등록제로 치러지는 의장선거 과정보다 훨씬 부패합니다. 6대 의회가 1대에서 5대에 비해 특별히 문제가 많았을 수도 있지만, 전국적으로 여전히 일어나고 있는 똑같은 사건사고들은, 모두 교황제에서 이뤄진 일들입니다. 대동소이하나 교황제가 갖고 있는 문제가 분명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교황제든 등록제든 사람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제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구요. 국회나 서울시의회가 교황제로 선거를 치르면서 별다른 잡음이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국회나 서울시의회에서 약속을 어기고 제3의 후보가 나타난다거나, 정당 간의 합의를 어겼다는 얘기 역시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아직 기초의회에서는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 일어나기에, 조금이라도 투명하게, 조금이라도 절차를 갖춰서 의장선거를 치러보자는, 스스로의 노력이 바로 등록제인 것입니다.


의원님 여러분, 진심으로 호소드립니다.

아직 등록제로 인한 폐해가 특별히 드러난 것이 없습니다. 의장선거가 지연되었다고 하지만, 교황제였던 6대 의회에 비하면 더 짧은 시간 안에 의장선거가 마무리되었습니다. 각 정당 안에서 선정된 후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떻게 하냐고 하지만, 등록제는 정정당당하게 등록하고 경쟁하면 될 일입니다. 물론 정당정치 체제에서, 결정된 후보 외에 또다른 후보가 등록하는 것은 비난을 받겠지만, 등록제가 제3의 후보의 등록을 원천 차단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오히려 늘 제3의 인물이 있어왔기에, 수면 아래에서 온갖 야합을 일삼는 교황제에 비하면, 등록제는 갈등을 수면위로 올려 의원님들의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인 것입니다.


이미 정해진 후보 구도에서 정견발표가 무슨 의미가 있냐고 말씀하시지만, 저의 경우 보건복지위원장 출마를 준비하며 어떻게 앞으로의 2년을 이끌까 고민하는 시간이 바로 정견발표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모든 후보님들이 마찬가지셨을 겁니다. 누가 후보가 될지도 모른 채, 의회를 어떻게 이끌겠다는 다짐조차 없는 채 치러지는 교황제는, 오로지 당선을 위한 친목 쌓기에만 열을 올리게 할 것입니다.


의원님 여러분,

등록제는, 전 대에서 많은 의원님들이 오랜 기간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토론한 끝에 만들어낸 제도입니다.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다시 교황제로 바꾸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상임위원장의 당연직 운영위원 문제, 당사자가 의장선거의 사회를 보는 문제 등은, 교황제를 바꿔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뒤이어 논의될 성북구의회 위원회 조례에서 제도를 보완하면 되는 문제입니다.


인터넷에 기사를 찾아보니, 올해 후반기 의장선거 즈음에 이런 기사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일부를 잠시 인용하고 싶습니다.


한 언론사에서는,

“금번 후반기 지방의회 의장선출 과정에서는 많은 문제점들이 나타났다. 사전담합, 의원간 합종연횡, 검증작업 실종, 선거과정에서 사표(死票) 발생 등. 이에 대한 가장 큰 원인은 교황선출방식이라는 선거제도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이 제도도 만능은 아니지만 교황선출방식보다는 좀 더 민주적인 방법으로 알려졌다.

조한상 청주대 법대교수는 "의장은 신의 뜻을 실천하는 교회 지도자가 아닌 대의기관의 수장이다. 후보자가 등록을 하고, 정견을 발표하며 그에 대해 표결을 진행하는 공식적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래야 대의기관에 적합한 의장을 선출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선출되지 않도록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언론사에서는,

“전체 임기의 반환점을 돈 전국 지방의회가 일제히 후반기 원 구성에 돌입했다. 남은 2년의 의회를 이끌어갈 의장단을 누가 맡느냐가 단연 지역사회의 관심사다. 어떤 인물이 어떤 포부와 의지를 갖고 지방의회를 이끌어 갈지 궁금하지만, 지역주민들은 누가 후보감인지조차 알 길이 없다. 용어는 무척이나 고상해 보이지만 물밑 합종연횡을 통해 감투 나눠 먹기를 하는 '교황 선출 방식'으로 의장단을 뽑기 때문이다. 애초 도입 취지는 좋았다. 교황을 선출하듯 이전투구나 과열 경쟁 없이 정파를 초월해 신망받는 인물을 선출하자는 의도였다. 그러나 지방의회 부활 25년이 지나면서 '교황 선출'이라는 허울만 남았을뿐 누가 출마하는지, 자질은 제대로 갖췄는지, 지역주민들은 알 수 없는 '깜깜이 선거'로 전락했다. 의원들, 그것도 다수당 의원들이 물밑에서 정리하면 그걸로 그만이다. 이 과정에서 상임위원장 등 감투 나눠 갖기를 위한 '합종연횡'이 이뤄진다.”


한 언론사만 더 소개하겠습니다.

“교황제는 기초의회 내 감투를 둘러싼 과열경쟁을 막아보자는 취지로 도입된 선출 방법으로 의원 전원이 후보자이자 투표자이며 정견발표나 선거운동은 생략된다. 그러나 친소관계에 의한 줄서기, 혼탁·금품선거와 같은 부작용이 잇따르면서 현재 '의장 선출 방식 조례 개정 요구'가 곳곳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이것이 현재의 추세입니다.

혼탁한 의장선거에 대한 문제제기로, 의장선출방식 조례 개정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는데, 유독 성북구의회만이 등록제에서 다시 교황제로 바꾸겠다니요? 정말 거꾸로 가는 것 아닙니까?


의원님 여러분, 성북구의회 회의규칙 개정안에 대해 더 고민해주십시오. 정말로 꼭 바꿔야 하는 것인지 다시 논의해주십시오. 당대 당 대결 구도가 아니라, 보다 투명하고 정의로운 성북구의회를 위해서, 한 사람의 성북구의원으로서 생각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끝까지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